나에 사랑 이별 글

[스크랩] 그래도 그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2747 2009. 5. 2. 18:57

 

 

 

 

 

그래도 그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 전현숙

 

 

눈보라가 휘몰아 쳤더랍니다

그대 기다리던 골목 그 어귀에

나 가로등 되어

그대 오실 길목을 밝히고 있었는데

 

칼바람은 살속을 파고들며

제자리 맴도는 애잔한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하였답니다

 

외등하나 없던 그 쓸쓸한 길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그대란 걸 알면서도

 

미련이란 게 무엇인지

목메인 기다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을 그대란 걸 알면서도

 

미칠 듯 아픈 그 가슴 그대로 안고

마냥 눈사람처럼 그렇게 서 있었답니다

 

눈물은 흐르지도 못하고 뚝뚝 떨어져 내리고

그 허허로운 어둔 길에 주저앉아 

가슴 터지도록 울었습니다

 

내 혈관 하나하나에

그대가 마구 뛰어다녀 혼절할 것처럼 아팠습니다

 

미친듯 쏟아져 내리는 눈보라와 뒤엉켜

나, 길 잃은 짐승처럼 울었습니다

 

그래도 그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밤새 그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출처 : 시한편 볼수있는 작은공간
글쓴이 : 뿌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