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진통
黟璱 / 김은정
여름의 끝자락인
더위가 가고
소외된 미소들을
함박웃음으로 끌어올렸던
너무나 애잔한 가을의 시작 구월,
땡볕 여름이
시나브로 가면서도
마지막 위력을 과시하더니
이제 가을은
화려한 장미꽃의 숨은 가시처럼
콕콕 제 가슴 찔러 피 흘리며
본모습을 지키려 처절한 진통을 겪는다.
산고의 고통 속에 희열이 있듯
오늘 아침도 젖먹던 힘을 빌려
바리바리 떨리는 희망을 찾는다.
삶에 갈증 나는 가을날
목줄기 후련하게 적셔줄
한 모금 오아시스를
담아내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