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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들녘에서의 해후 / 이장익

2747 2007. 6. 28. 23:28

    들녘에서의 해후(邂逅) 이장익 유령인 듯 형체없이 나를 찾아 온 이 아! 당신은 가을이었습니다 키 큰 바람 높새구름 몰아 가는 허허로운 들녘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옷 자락 휘날리는 우수어린 그대 모습 나는 이미 당신의 포로였습니다 내 안에 들어 온 당신 숨 죽이면 좋으련만 또아리 틀고 앉아 가슴을 온통 휘젓습니다 외로움이더니 슬픔으로 그리움이더니 아픈 눈물로 살아있는 모든 감성을 아리도록 찌릅니다 허우적 대는 이성 당신 수렁속에 옭아 맨 채 긴 긴 날을 동거(同居)함은 너무도 잔인한 선물입니다.
출처 : 데이지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데이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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