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몰랐어요

2747 2007. 9. 8. 17:11

            몰랐어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하루하루 삶이란 무의미하고
            까닭도 모르는 슬픔이 밀려와서는
            가까스로 얻은 평정마저
            왜 송두리째 흔들어 대는지를

            아무리 좋은 글을 읽어도
            아무리 맛난 음식을 먹어도
            아무리 친절한 사람을 만나도
            도무지 함께 할 줄 모르던
            얼어붙은 내 심장을

            그저 세월의 강물 위를
            둥둥 떠가는 나는
            내가 아니었어요

            내 마음 막다른 골목길에서
            운명처럼 마주친 환한 당신,
            당신을 만나고 나서야
            이제 알겠어요

            나도 모르는 내가 기다린 것이
            바로 당신이었다는 것을
            사랑이 오고 나서야
            사랑을 알겠어요

            당신이 내 안에 오시고서야
            나는 내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