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시

당신의 뜻이라면

2747 2007. 12. 2. 21:56

 

 



지금 나는
그 어느 한순간에도
마음을 다져
그 무엇을 가지려는
욕심을 가져본 적 없고
가진 게 많아서도 아닌
적어서도 아닌
그저 있는 대로만 살면서
한 세상 그런 대로만
보내려 함이


당신이 보시기에
그 어느 것
잘못이라도 있어
얼마나 더
가진 게 없이
그릇을 비어야 하는지
이렇게 힘든
고통으로 버려야 함을
맛보게 하시는지

   
남들처럼도
가진 것이 없는 나를
오늘도 어찌하여
비우라고 하심인지
당신 보시기에
얼마나 더 버려야
버려야 할지를


버리려 해도
더 버릴 게 없는
빈 그릇을 어찌하라고
당신은 오늘도 비어야 한다고
피할 수 없는 길을 가라며
가슴 졸이게 하십니까


가장 힘없고
이겨 낼 수 없는
견딜 수조차 없는
나약한 육체로
당신 앞에 순종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오늘은
허탈함에 빠집니다.


당신 뜻대로 하심에
어찌 거역할 마음인들 있으며
잠시도 떠나 살 수 없는 당신임을
알기에 원망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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