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스크랩] 당신 앞에 나는 / 이해인

2747 2009. 11. 9. 20:50

 

 

 

        당신 앞에 나는 / 이해인 당신 앞에 나는 꼼짝도 할 수 없는 항아리에요. 비켜 설 땅도 없는 이 자리에서 당신만 생각하는 길고 긴 밤낮. 나는 처음부터 뚜껑 없는 몸이었어요. 햇빛을 담고, 바람을 담고, 구름을 담고, 아직도 남아 있는 비인 자리, 당신만이 채우실 자리. 당신 앞에 나는 늘 얼굴 없는 항아리, 기다림에 가슴이 크는 항아리에요

 

 

 

출처 : 시한편 볼수있는 작은공간
글쓴이 : 뿌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