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샷포토

[스크랩] 기억이 지워지면 / 황동규

2747 2010. 1. 9. 12:40

 

 

 

 

      새벽에 깨어 헤아려보면 뇌의 한 자리가 또 비어 있다 썰물 빠진 뻘같이 태풍 놀다 간 논같이. 물 빠진 개펄을 씻어내는 저 새벽빛. 기억 지워진 자리에 물감을 뿌리리 잭슨 폴록이 거나하게 취해 걸으며 듬뿍 적신 솔로 신나게 뿌린 우연의 물감을. 솔에서 떠나면서도 인연 채 끊지 못해 긴 줄 멈칫멈칫 그리는 지옥도 만들고, 점 하나 잘못 떨어져 일순 황홀한 천국도 되는, 무지개 채 지워지지 않은 눈물 방울 싱그럽게.

       

       

       

       

출처 : 시한편 볼수있는 작은공간
글쓴이 : 뿌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