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외로움

2747 2006. 11. 13. 16:21

까닭없이 눈에 눈물이 돌고
진종일 사랑에 배고프던 철없는 봄날,
나는 그대의 젖동생같이 아아 젖동생같이
울다 말다 울다 말다 잠에 지쳐서
눈물어린 꿈 하나를 꾸었습니다.

정향(丁香)나무 밑이었지요.
이따금 생각처럼 바람이 불고
어디선가 날아온 풀벌레 울음소리가
내 목청에 금강처럼 어렸습니다.

그러자 내 몸의 어디에서도
풀벌레 울음소리가 금강처럼 새어나기 시작했어요.

하나, 둘,
그것들은 수없이 내리고 쌓여
수천의 풀벌레 울음소리가 되었었지요.

눈물은 봄꽃보다 깊어 푸른 강물이 되고
강에는 수천의 풀벌레가
내 울음을 대신 울며 떠나갔지요.
흐느끼는 나의 피도 물결따라 그냥 떠나갔지요.

때는 철없는 봄,
정향나무 푸른 그늘 밑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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