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시

비소리와 함께

2747 2007. 3. 27. 17:21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줄기를 잡아 편지를 씁니다

수많은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듯
무수한 눈빛만 보내진 아련한 가슴 속으로
빗물이 흠뻑 적신 편지를 보냅니다

그리움으로 태우고
애련함으로 찢기고
기다림으로 얼룩진

가슴을 씻겨줄 편지를 빗줄기와 함께 쓰며
그대의 가슴을 빗방울로 두드려 봅니다.


빗줄기로 쓴 편지.. 박 우 복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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