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길이 거기 가닿는 날에
아직 소복히 먼지 싸이기 전에,
심란한 바람이 수근대며 일어나는 민초들을
괴롭히기 전에……,
겨워 겨워 한 번은 꼭 주저 앉아 울먹이기 전에
한 번쯤은
꼭 당신하고만 걸어가게 하소서.
내안에 계시면서
언제나 엇갈리는 당신을
그저 가만 기다리게 두는 일도,
행여 그 앞에 뻔뻔히 서는 일도,
못할 짓입니다
그러나 울먹이는 당신의 기도를 듣는일은
더 힘겨운 일입니다.
오늘 하루를 위한 양식을 손에 받아들고
이 길 앞에 한 번 서봤습니다
내안에 계시면서도
항상 엇갈리는 당신을 오늘은
한 번 마주쳐 보았으면 합니다.
허공마저 차분히 내려앉은 이 길을
차마 혼자는 걷지 말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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