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떠난 버린 너

2747 2008. 2. 18. 17:27


떠나 버린 너
                   /架痕 김철현
어느 날
봄바람처럼 
내게로 불어 와
꽃씨하나 뿌리고
여름처럼 뜨겁게
빨간 꽃으로 피어나더니
가을처럼 살랑대는  몸짓에 
향방 없이 어질 거렸던 날들
그 짧은 날
이리도 깊이 남으려고
서둘러 그리워하고
그리 바삐 사랑하고
쉴 새 없이 보고파 했던가!
하얀 세상에 그려 넣을 사랑의 
여가도 주지 않고 홀연히
그 겨울이 오기도 전에 
힁허케 떠나 버린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