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사랑 이별 글

저녁비가 내리면

2747 2008. 2. 21. 20:34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 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을

한 겹씩 파내려가면

먼 중생대 어디쯤

화석으로 남아 있는

내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도 나는

한 줌의 고사리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저무는 바다 쪽으로 흔들리면서

눈물보다 투명한 서정시를

꿈꾸고 있었을까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 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

멀리 있어 그리운 이름일수록

더욱 선명한 화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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