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사랑 이별 글

2월이 오면

2747 2008. 4. 11. 17:53

 
 
 
2월이 오면 

                     
일년 열두 달 중에 나는
2월을 제일 좋아한다.

우선 그 부족이 좋다.
다른 달에 비해, 두 세 날이 모자라는
부족에 정이 간다.

내세울 것 없는 그 소박도 마음에 든다.
새해의 들뜸은 1월에 양보하고
봄 입김의 설렘은 3월에 넘겨주고...

경축일의 붉은 동그라미 하나 없는
검정색뿐인 숫자가 담백하여
달력의 2월을 보면, 토담의 겸손이 생각난다.

잎도 꽃도 녹음도 단풍도 없이
입춘과 소한으로 추위에 떠는 가난한 2월
내가 껴안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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