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시

[스크랩] 미워할 수 없는 그대

2747 2009. 3. 6. 12:28

 

 

 

  
미워할 수 없는 그대 / 雪花 박현희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숱한 세월 마음 깊이 사랑했던 그대를
어찌 그리 쉽게 잊을 수가 있겠나요

못 견디게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랑의 감정을 꼭꼭 숨긴 채

매정하게 던지는 한 마디의 말로

내 마음을 아프게 도리질하는 그대에게서 위선의 그림자를 발견할 때면 으레 그럴 수밖에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의 벽을 한탄했지요

상처를 입힐까 두려워 안고 싶어도 차마 품에 안을 수 없는 안타까운 고슴도치의 사랑처럼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결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엇갈린 인연의 굴레를 뉘라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끝내 사랑의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한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냉정히 발길을 돌리지만
남모르게 흘리는 뜨거운 그대의 눈물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결코 미워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오직 단 하나뿐인 처음이자 마지막
내 사랑 그대인 것을요

출처 : 시한편 볼수있는 작은공간
글쓴이 : 뿌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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