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쁜시

여행-김정한

2747 2007. 3. 24. 13:44

 

여행 / 김정한


비우기 위해
버리기 위해
먼 길 떠났는데

아무것도
비우지도
아무것도
버리지도 못한 채
또 제 자리로 돌아 왔다

부질 없는 욕망도
죽을 것 같은 아픔도
깊디 깊은 슬픔도
그 무엇 하나
버리지 못한 채
바보처럼
제 자리로 돌아와 버렸다
바보처럼
쓸쓸히 돌아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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