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쓴 편지
사랑하는 이여
이곳에도 어느새 가슴 설레이는
오월이 왔습니다
핏빛 자운영처럼 어지러진 이내 마음에도
찔레꽃 향기처럼 새하얀
오월이 찾아 왔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그 곳에도 어느덧 향그런 오월이 찾아와서
이곳처럼 꽃잎이 흐드러지고
초록 이파리가 푸르러 갑니까
간 밤 비 온 뒤에
더욱 파릇해진 은행잎처럼
그대 계신 곳에도 녹음이 짙어 갑니까
한 번도 그대에게 편지를 쓰지 못했던 내가
오월 어느 날 그대를 그리며 펜을 듭니다
눈물빛으로 반짝이는 햇살을 배경으로
그대의 안부를 묻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어찌할 수 없는 그리움에
나도 모르게 목이 메입니다
그대 모습 생각만 하여도
두 눈 가득 차가운 눈물이 고입니다
아름다운 오월의 자태처럼 그대의 삶도
늘 아름답기를....
향기로운 오월의 체취처럼 그대의 영혼도
늘 향기롭기를...
평화로운 오월의 나날들처럼 그대의 마음도
늘 평화롭기를.....
보고파서 죽을 것만 같은
사랑하는 이여!
부디 나보다 행복하십시오
부디 언제나 평안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