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시

산다는 것

2747 2007. 5. 29. 00:52

산다는 것
오늘 내가 살아 있다고 살아 있다 단언할 수 있을까 저 뜰에 나뭇잎들 돌풍에 휩쓸려 맥없이 추락하듯 나 또한 언제 어디서 죽음에게 덜미를 잡혀 끌려갈지도 모르는데 내가 지금 숨쉬고, 생각하고, 시 한 편을 쓴다고 해서 나를 살아 있다 규정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샘솟는 존재의 서글픔 바람은 다시금 창문을 두드리고 나는 두 귀로 그 소리를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 꽃잎이 재잘거리는 소리 별들이 가만히 속삭이는 소리를 듣지만, 그렇다고 내가 살아 있다 말할 수 있을까 산다는 것이 지겨워 죽음을 그리워 하다가도 죽음이 소름 돋치게 두려워 다시 살아남길 갈구하는 이 부끄러운 집착이여! 그래도 목숨이 싱그럽게 붙어 있는 한 나는 살아야겠다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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