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솔기가 풀어 헤쳐져 너덜거리고
꼭꼭 봉해 놓은 상처 하나가
곤혹스러울 때 어디론가 떠나자
떠나는 긴 열차 속에서 동그란 해를 안으면
가슴에 붉고 푸른 꽃이 피어 날 것이다
마주치는 누구라도 내가
될 것이고 나는 네가 될 것이다
푸른 바다를 만나면 나도 바다가 되어
세상을 푸르게 바라보며 하늘을 이고 있을 것이다
창문 너머 스쳐가는 담담한 나무로 손을 흔들고
하늘 닮은 소리가 들리면 황홀한
마비의 잠이 나의 혈관을 따라 퍼지리라
빙하의 계곡을 지난다 해도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사람들의 아픈 상처는 나의
눈물로 어루만질 것만 같다
정말 그럴 것만 같다 지금 어디론가 떠나면...
영혼이 웃는 얼굴로 돌아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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