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사랑 이별 글

[스크랩] 침묵하는 연습

2747 2007. 7. 4. 19:34

 

 

난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 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 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유안진님의 수필집<그리운 말 한마디>중에서-


 

출처 : 가장 큰 낭비는 웃음없이 보내는 시간이다.
글쓴이 : 제나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