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사랑 이별 글

[스크랩] 바람만 불어도

2747 2007. 8. 2. 14:02

 

 

바람만 불어도/이향아

나는 아무래도 메말랐나 보다
바람만 불어도 버스럭거린다
버스럭거리다가 혼자 찢어지고
찢어지다가 혼자 사무치는

나는 그래도 축축한 편인가 보다
바람만 불어도 눈앞 보얗게 젖어
울음 참아 꽈리처럼 목젖이 부어
버스럭거리든지
가라앉든지

나는 아무래도 변덕스러운가 보다
바람만 불어도 이렇게 무너지는
바람만 불어도 가슴이 미어지는

날마다 무슨 바람이든
불지 않는 날이 없고

나는 무슨 핑계로든
후회 없는 날이 없다

 

출처 : 그래 그렇게....
글쓴이 : 로즈마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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