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사랑

2747 2007. 9. 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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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벙어리 사랑 / 장시하
      1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나를 그토록 사랑하는......
      세상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나를
      떠나려 한다는 눈빛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어느 여름밤이던가
      내게 해주시던 마지막 말이 생각납니다
      내 눈을 보면 하늘의 별을 보는 것 같다 하며
      이젠 별빛을 바라보며 내 가슴에
      새기겠다 하던 그대의 말뜻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이란 사람
      세상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지 못하는 나를
      그토록 싸고 돌며 위안해 주던
      오직 한 사람이었습니다
      술에 취해 내 지난 사랑 이야기하며
      훌쩍여도 내 눈물 닦아주던
      그런 당신이었습니다
      보여주지 못할 것 보여주어도
      미소 지어주었고
      별로 잘하지 못한 행동에도
      너무 잘했다 추켜 세워주며
      기뻐하던 당신이었습니다
      어느 여름밤이던가
      별빛 바라보며 내 눈을 보면
      하늘의 별을 보는 것 같다 하며
      나를 한 번 꼬옥 안아주고
      떠나며 곱게 웃어주던 당신이었습니다
      세상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지 못하는 나를
      바보처럼 사랑해 주었던 당신
      정말로 나 하나 사랑해 준 사람
      오직 당신뿐이었습니다
      2
      비가 내려 내 몸 적시어도
      바람 불어 내 가슴 뒤흔들고
      눈꽃 쌓여 내 영혼 울리어도
      이젠 사랑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랑이란 그 말
      세상 평범한 사람들처럼
      쉽게 쉽게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이
      내게는 아니었습니다
      숨이 가빠 미칠 것 같았습니다
      가만히 고개만 숙인 채 사랑이란 말
      가슴에 묻고 둥지 잃은 벙어리새가 되어
      세상 끝 너머로 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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