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석류

2747 2007. 9. 22. 10:22

        석류 /권영우 고스란히 입 다문 단아한 송이에 흐르는 농익은 요염이 흐느적거리는 망막에서 절제된 애교의 반란을 꿈꾼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가슴 적셔오는 실바람에도 터질 듯 입 벌린 귓불은 세상이 불어대는 밀어에 가누지 못할 교태를 녹이며 몽롱한 동공에다, 무르익어가는 붉은 욕정을 피워 올린다 세월이 몰아가는 바람을 끌어안고 밤의 허공을 뒹굴어, 뒹굴어 겨우 잡은 한 오라기 이슬마저 인연 한 조각 엮어내지 못한 또 다른 사랑이 되어 햇살 따라 먼 길 재촉하면 수없이 죽이어 온 불구덩이 안의 속內사랑은 오늘도 잡지 못한 헛사랑이 되어 허한 가슴을 눈물 속에 삭히고, 삭히다, 지고 말, 수술雄性을 각질角質의 울타리에 알알이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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