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스크랩] 사랑이라는 이름의 통행로

2747 2007. 9. 26. 20:30

      사랑이라는 이름의 통행로 / 이정하 세상엔 수도 없이 많은 길이 있습니다만 그 중에는 늘 더듬거리며 가야 하는 길이 있습니다 눈부시고 괴로워서 눈을 감고 가야 하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이 바로 사랑 이라는 이름의 길입니다 어쩌면 고행일 수도 있는 그 길 그 길을 우리는 그대와 함께 가길 원하나 어느 순간 눈을 떠보면 나 혼자 힘없이 걸어가는 때가 있습니다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그대가 먼저 걸어가는 적도 있습니다 그대와 내가 하나가 되어 가길 바라나 세상의 모진 바람이 그대의 등을 혹은 내 등을 떠미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론 폭설로 인해 길이 막힐 때도 허다합니다. 그런 세파 속에서 늘 흔들리고 그리하여 늘 눈물겹고 늘 안타까운 것이 사랑이란 이름의 아득한 길이 아닐는지요 사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걷는 길은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그리고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형벌의 길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나를 키운 건 8할의 바람이었다고 미당 서정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어쩌면 사랑이란 씨앗을 심고 무성한 나무로 자라나게 하기까지는 8할이 슬픔이란 거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치더라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고 살수 있겠습니까 어찌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이 고비만 잘 넘기면 햇빛 따사로운 밝고 아늑한 길이 저 너머에 펼쳐져 있는데 어찌 우리가 그길을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출처 : 꽃잎요정
글쓴이 : 꽃잎요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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