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개과에 속하는 동물들은 사냥에 적합한 신체적 특징으로 먹이를 잡기에 알맞은 치아, 강력한 턱, 예민한 후각 및 청각을 갖는다. 또 본능적으로 무리를 지어 서로 협조한다. 개과와 그 근연동물들은 포유동물로, 식육목(食肉目 Carnivora)에 속한다. 모든 개는 겉모습과는 관계없이 1가지 종인 카니스 파밀리아리스(Canis familiaris)에 속한다. 사람은 오랜 세월 동안 100가지 이상 되는 품종을 선택적으로 번식·사육해왔다. 개의 행복과 정상적 성격은 무리 안에서 형성되는 다른 개와의 접촉의 산물일 정도로 개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이다. 고양이와 달리 개는 야생생활에 적응이 어려웠으며,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무리의 지도자 혹은 사실상 대리지도자인 사람에 의지하면서 생활해왔다.
개는 1만 2,000~1만 4,000년 전 유라시아에서 기원하여, 적어도 1만 년 동안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개는 개의 조상으로 여겨져온 코요테·늑대·재칼과 함께 개속(―屬 Canis)에 속한다. 개과의 계통도를 보면, 약 4,000만 년 전에 나무를 타며 살았던 육식동물인 미아키스에서 키노딕티스, 키노데스무스를 거쳐 최종적으로 여우·늑대·재칼·개의 조상인 토마르크투스로 이어졌다. 개의 가장 유력한 조상후보는 늑대(Canis lupus)로, 본래 다양한 아종 및 지역에 따른 변종들을 유럽 전역, 아시아, 북아메리카에서 볼 수 있었다(→ 회색늑대). 이 동물은 색깔이 매우 다양하여, 심지어는 한 무리 안에서도 각각의 늑대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보통 북부 늑대가 남부 늑대보다 훨씬 큰데, 개는 체구가 약간 작은 중부 또는 남부 늑대 품종에서 유래한 것 같다. 개의 또다른 조상 후보는 재칼로 본래 아프리카 동물이었으며, 메소포타미아, 남동부 유럽, 인도에까지 퍼져 살았다. 재칼은 개보다 사회성이 덜한 동물로, 여우처럼 좁은 머리를 가진 점은 재칼이 개의 조상이 아닐 것으로 생각되게 하는 요소이다.
야생개는 늑대처럼 무리를 지어 먹이를 찾아 배회 했으며, 그 가운데 어떤 원시 개들은 동물의 가죽이나 시체가 썩어가는 인간의 야영지 근처에서 먹이를 구했던 것 같다. 틀림없이 이들은 다른 개과 동물들에 비해 경계심이 덜하여, 훨씬 대담하게 먹이를 찾아 인간의 부락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과 개의 관계는 점차 발전하게 되었고, 그중 유순하고 다루기 쉬운 개는 인간생활에 적응하고, 그렇지 못한 개는 달아나거나 살해되었을 것이다(→ 길들이기).
인간은 개에게 먹이와 안식처를 주었고 개는 인간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알려주었다. 이렇게 인간과 개는 서로 의존하며 성장해왔고, 이해관계와 애정의 결속은 인간이 형질과 생김새를 선택하여 원하는 개를 창조하게 되었을 때까지 수세기에 걸쳐 점점 견고해졌다(→ 동물육종). 사람은 또 시간이 지나면서 번식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다양한 품종을 만들어냈다. 길들인 개에게는 근연관계에 있는 다른 야생무리와 구별되는 몇 가지 형질이 갖추어졌다. 그 1가지 예가 위로 향한 꼬리로, 낫 모양에서부터 나선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개가 늑대와 구별되는 또 하나의 특징으로 개는 늑대에 비해 작고 덜 강한 이빨을 갖고 있다. 초기에 사람은 이빨의 크기가 작고 수가 적으며 다루기 쉬운 개를 인위적으로 선택했음에 틀림없다.
길들인 개는 전세계로 급속히 퍼져, 유럽인이 개를 데리고 북아메리카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인디언은 개를 기르고 있었다. 그당시 남·북아메리카에 적어도 20품종의 개가 있었지만 현재는 멕시칸헤어리스와 에스키모개를 제외한 대부분이 사라졌다. 오스트레일리아에는 길들인 개와는 다른 딩고라는 종이 있다. 일반적으로 딩고는 야생동물인데, 가끔 원주민의 야영지에서 반쯤 길들여진 채 발견된다. 수천 년 전 오스트레일리아에 처음 이주한 사람들은 개를 데리고 갔으며, 뒤에 어떤 개는 도망쳐 야생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들이 바로 딩고의 조상일 것이다. 선사시대가 지나면서 개를 아프리카 전지역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곳이 원산인 품종 가운데 하나가 아프리칸바센지로, 지금도 적도 부근의 피그미족이 이용하고 있다. 바센지는 적도생활에 적응한 초기 품종의 후손으로, 남아시아·동인도제도를 거쳐 오스트레일리아까지 퍼졌고, 그곳에서는 딩고가 되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키스 칼리지의 설립자인 존 키스가 16세기 박물학자 콘라드 본 게스너를 위하여 지은 영국 개에 대한 해설서를 보면, 이때 영국에는 적어도 6개의 주요품종이 있었다(그레이하운드·트루하운드·버드독[bird dog]·테리어·마스티프·셰퍼드).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개는 품종간에 빈번히 교잡되어왔다. 따라서 대부분은 조상을 밝히기가 어렵다. 인간에 의한 교잡은 개의 유전적 변화에 한 부분을 맡아왔고, 새로운 자연 서식지로 들어간 동물이 빠른 변화와 분화를 겪듯이 개도 인간과 함께 새로운 생물학적 서식지로 들어가 인간이 지원하는 그와 유사한 빠른 진화를 경험했다. 개가 주인에 대해 충직하고 인내심이 있으며, 인간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여러 이야기에 나온다. 옛날부터 개는 사냥, 가축지기, 맹인 안내, 경계, 짐 나르는 일과 같은 특별한 목적으로 번식되어 왔으며, 애완용으로 특히 인기가 있었다. 개와 인간의 밀접한 사회적 관계는 많은 관찰자들에게 인간사회의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처럼 비쳐져, 개는 자녀교육의 다양한 이론을 시험하는 데 이용되어왔다. 또한 개는 의학연구에도 이용되어, 인간과 동물 모두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어왔다.
개는 대부분의 품종이 동물을 쫓기에 적합한 근육, 먹이를 물어뜯기에 알맞은 이빨, 육식에 알맞은 짧은 창자, 예민한 후각 및 청각 등 늑대처럼 사냥하는 데 알맞은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근육의 움직임을 보면, 개는 유연성과 균형면에서 고양이와 결코 경쟁이 되지 않으며, 신중하게 먹이를 추적하고 영리한 점이 늑대와 유사하다. 개는 천천히 걸을 때는 말과 같은 방법으로 움직이지만, 오른쪽 앞발과 왼쪽 뒷발을 동시에 내디딘 후 나머지 발을 내딛는 속보를 더 좋아하며, 최고 속도에 이르면 4개의 발이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진다(→ 주행). 개는 고양이만큼 유연하지 못하나, 속도와 인내심은 고양이보다 훨씬 탁월하다. 개는 목털이나 등털을 세울 때 머리와 몸통을 덮고 있는 섬세한 근육을 이용하고, 꼬리를 움직일 때는 뒤쪽의 근육을 움직인다. 만족스러울 때는 높고 활기차게 흔들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때나 공격 전에는 꼬리를 천천히 수평으로 흔든다.
개의 최초 치아인 젖니(혹은 유치)는 생후 약 5개월에 영구치로 바뀌고 42개의 영구치는 먹이를 물어뜯는 앞니, 찍어 조각내는 송곳니[犬齒 canine], 자르고 부수는 앞어금니와 어금니로 구분된다. 송곳니는 상·하 송곳니를 말하며 개과의 학명인 'Canidae'는 여기서 온 것이다. 또한, 개는 고양이보다 손재주가 부족해 물건을 쥘 때 치아를 이용한다.
후각은 청각과 더불어 개에서 가장 발달한 감각으로 비도(鼻道)가 잘 배열되어 인간보다 많은 양의 공기를 예민한 비도로 흡입할 수 있다. 개가 빠르게 킁킁거리는 것은 냄새를 분석·분류할 수 있는 후각중추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고양이와 인간이 탐지할 수 있는 초당 진동수가 각각 2만 5,000번과 2만 번까지인 데 비해 개는 3만 5,000번까지 감지할 수 있다. 개의 시력은 비교적 덜 발달해, 움직이는 형체는 쉽게 식별하지만, 특이한 냄새가 없는 정지한 물체는 식별하지 못한다. 또한 개는 색맹이어서 교통신호에 반응을 보이는 맹도견조차 색깔보다는 점등된 신호의 위치로 식별한다.
개는 인접지역에 있는 본거지나 굴을 다른 개가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세력권을 형성한다(→ 세력권 행동). 개는 중심세력권을 벗어난 많은 지역에 냄새자취구역을 만드는데, 배뇨나 배변을 하여 표시한다. 보통 수캐는 다리를 들어 배뇨하고, 배변한 후에는 땅을 긁어놓는다. 배회하는 낯선 개도 동일한 방법으로 자신의 세력권을 표시한다. 늑대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로, 무리 안에서는 온순하고 협조적이다. 그들은 먹이를 먹는 동안 우위순위를 지키는데, 가장 힘센 동물이 먼저 먹는다. 먹이의 일부는 사냥한 장소 혹은 굴 근처에 파묻어 부식동물(腐食動物)로부터 먹이를 지킨다. 이러한 행동들은 개에서도 볼 수 있다. 개도 늑대처럼 소리를 내어 의사를 전달하는데, 수상한 동물이 굴로 접근할 때는 짖고, 두렵고 고통스러울 때는 울부짖으며 다른 동물을 위협할 때는 으르렁거린다. 낯선 수캐와 싸울 때는 보통 꼬리를 세우고 접근하여 코를 상대의 꼬리에 대고 킁킁거려 상대를 확인한다.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재빨리 상대를 향해 돌진하여 한쪽이 도망가거나 항복할 때까지 싸움은 계속된다. 패한 개는 발을 쭉 뻗고 캥캥거리며 등을 땅에 대고 나아가며, 승리한 개는 그 위에 서서 으르렁거리며 위협한다. 개는 특징적인 구애를 하는데, 보통 앞발을 쭉 뻗고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며 웅크린 뒤 서로의 목 주위에 앞다리를 뻗고 씨름을 한다. 그런 후 달리고 쫓고 하다가 마침내 교미를 한다. 처음에 어린 강아지는 수유를 통해서만 먹이를 공급받지만 생후 3주 후에는 고형음식도 먹기 시작하며, 약 7주가 지나면 완전히 이유를 한다. 늑대는 먹었던 것을 도로 입 밖으로 내어 새끼에게 먹인다. 개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늑대에 비해 드물지만, 개도 흔히 즉시 토해내고는 그것을 다시 먹인다.
개의 지능을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개는 원숭이만큼 훌륭하게 복잡한 조작을 수행하지는 못한다. 보통 얼마나 쉽게 훈련되는가로 지능을 측정하지만, 이것은 대부분 동기부여 정도에 달려 있다. 충분히 동기를 부여받으면 품종간에 큰 지능차가 보이지 않는다. 어떤 품종, 어떤 개가 복잡한 훈련을 쉽게 받아들이는가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셰퍼드와 푸들 같은 품종은 조련사가 부여하는 동기를 받아들이고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포유류처럼 개도 언어능력이 없어서, 아주 어렵게 명령에 따라 짖는 것을 익힌다. 새로 조합한 단어를 개에게 사용할 때 개가 그 의미를 안다는 증거는 없으며, 잘 훈련된 개는 주인의 경미한 동작과 버릇에 잘 주목하기 때문에 주인의 마음을 거의 읽는 듯이 보이게 된다. 개의 감정표현에서 으르렁거림은 위협표시, 짖는 것은 경고이며, 수평으로 빠르게 꼬리를 흔드는 것은 사람의 미소와 같은 친숙함의 표시이다. 그리고 높은 소리로 캥캥거려 고통과 두려움을 표시하고 홀로 짖어 외로움을 표시한다. 그외에 우뚝 서서 꼬리를 들고 천천히 흔들며 접근하는 것은 공격표시이고 귀가 축 늘어진 것은 걱정의 표시이며 귀를 쫑긋 세우고 이마를 찡그리는 것은 무엇인가에 주의하고 있다는 표시이다. 그러나 외부적 감정표현이 내부의 감정상태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구경꾼에게는 기괴하게 보이는 개의 어떤 행동도 스스로 만족감을 얻으려는 환경적응의 표현이므로 개의 행동 가운데 비정상적인 것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에게는 심한 질병 때문에 발작과 비틀거림 같은 뚜렷한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집에 오랫동안 혼자 내버려두면 종종 가구나 담요를 씹는데, 이것은 탈출노력이 좌절된 것에 대한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긴장의 원인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러한 긴장에서 벗어나려는 일련의 행동이며, 일종의 신경증이다. 사회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병적 행동은 볼 수 없지만, 사회화 기간 중 격리되어 키운 강아지는 사람이나 다른 개와의 접촉을 피하며, 또한 주인과 친한 개를 주인과 장기간 격리시키면 사람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을 보이기도 한다.
개는 생후 6~8주경의 강아지일 때 가져와 기르는 것이 정상적 심리발달을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이때는 육체나 행동의 발달이 미숙하여, 어미개의 행동을 지침으로 따른다. 성숙하면 보통 수캐가 암캐보다 더 크며 활동적이고 목적없이 더 많이 배회한다.
개의 발육초기는 신생기·이행기·사회화기·유년기로 나뉜다. 신생기에는 강아지의 활동이 주로 수유와 수면으로 제한된다. 이때 강아지는 보고 들을 수 없어서, 대부분을 외부세계와 격리되어 지낸다. 이행기는 눈을 뜨는 생후 14일에 시작된다. 3주가 되어가면서 귀가 열려 소리에 반응하고, 첫번째 치아가 발생하여 고형음식물을 주면 먹으려 한다. 사회화기 초기에는 걷기 시작하고 다른 개나 사람에게 사회적 반응을 보이는데, 그 시기는 보통 태어나고 3주가 지나서이다. 이때 강아지는 냄새를 맡거나 꼬리를 흔들며 낯선 사람에게 접근하거나, 한배에서 나온 강아지와 장난을 친다. 사회화기 초에 강아지 1마리를 한배에서 태어난 다른 것들로부터 떼어놓으면, 모든 사회적 관계는 인간과만 맺어진다. 감정불안 및 지속적인 비명은 정상적인 반응으로 귀여워해주고 친하게 대해주면 줄일 수 있다. 사람과 떨어져 야외에서 자라면, 생후 14주 만에 야생동물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이 시기는 사회적 관계와 환경적응을 결정하는 중요한 때이다. 사회화기 후에는 유년기가 생후 6개월, 즉 성(性) 성숙기까지 지속되지만, 신체적으로 비교적 미숙하고 서툴러 어려운 훈련은 권장할 만하지 못하다.
신경계의 발달은 통상 생후 8주에 완성된다. 훈련방법은 품종과 훈련유형에 따라 다르나, 원칙은 상벌(賞罰)이며, 이것이 효과적이려면 행위가 끝난 즉시 행하여 개로 하여금 상과 벌 사이의 연관성을 자각하도록 해야 한다(→ 동물훈련). 상벌은 품종과 개체에 따라 달라 조련사는 효과적인 상벌을 결정하기 위해 개체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보통 사냥개는 먹이가 가장 훌륭한 상이며, 그외의 대부분 품종은 칭찬과 귀여워해주는 것이 충분한 상이 된다. 벌은 남용하지 않으며 개가 이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만 가끔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규칙이다.
품종의 특징을 보면, 수렵견인 하운드에는 사냥할 때 시각을 이용하는 사이트하운드(sight hound)와 후각을 이용하는 센트하운드(scent hound)가 있는데, 각각 그레이하운드와 불러드하운드가 대표한다. 그외 조류사냥에 이용하는 버드독 중에 포인터나 세터는 땅 위에서 새를 발견하면 멈추고 기다리며, 스패니얼은 사격할 수 있도록 날려보내기만 한다. 그리고 사냥을 할 때 총에 맞은 새를 찾아 주인에게 가져오는 목적으로 리트리버 품종이 개발되기도 했다. 구전(口傳)에 의하면 스패니얼은 스페인에서 유래한 조류사냥용 개로 물에서 새를 건져오는 워터스패니얼(water spaniel)과 매가 공격하도록 새를 땅에서 쫓는 랜드스패니얼(land spaniel)이 있고 또 그물을 이용하여 새를 잡도록 훈련받은 세터품종이 있는데, 산탄총이 개발된 뒤 세터품종은 새의 위치를 알려주는 데 대신 이용되고 있다. 광활한 평원이나 사막에서는 사냥감을 발견하는 것보다 포획하는 것이 더 어려운 문제인데, 속도가 빠른 그레이하운드가 이런 목적으로 번식된다. 그외에 여우를 굴 밖으로 내쫓는 폭스테리어 등도 있다.
문명사회에서는 경비견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그 책임을 주인이 지게되므로, 경비견은 제한적으로 이용된다. 그렇지만 저먼셰퍼드와 도버만핀셔와 같은 품종은 경찰업무와 야간경비 업무에 이용된다. 개는 현대전(現代戰)에서 야간순찰·정찰·지뢰탐지·보초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목양견(牧羊犬)은 옛날부터 양떼를 약탈자로부터 지키기 위해 이용되었으며, 일의 성격상 몸집이 크고 공격적이어야 했다. 보더콜리와 같은 현대 셰퍼드 종의 대부분은 이제 소형이나 중형의 동물이며 멀리서 명령을 받아 수행하는 능력으로 선택되었다. 현대에는 수송체계의 발달로 대부분 사라졌으나, 짐 나르는 일은 늑대에게서 볼 수 없는 개만의 독특한 유용성으로 지금도 북극지방에서 이용하고 있다. 현재 개의 가장 중요한 이용가치는 애완동물이라는 데 있다. 인기 품종은 시대의 조류에 따라 변화하는데, 보통 작은 크기를 선호하여 폭스테리어·코커스패니얼·비글 따위가 콜리·복서·저먼셰퍼드·페키니즈·미니어처슈나우저·닥스훈트·치와와 등과 함께 가장 인기가 있다. 맹도견은 특히 귀중하고 헌신적인 친구로 여러 품종 중에 저먼셰퍼드가 가장 흔하게 사육된다.
개는 원래 육식동물이므로 장시간 물이나 음식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도록 생리학적으로 적응해 왔는데, 음식 요구량은 운동량·품종·성숙도에 따라 달라 보통 작은 품종이나 강아지가 큰 품종이나 성숙한 개보다 단위체중당 더 많은 음식을 필요로 한다. 개는 뼈를 쉽게 소화하지만, 날카로운 뼈는 위험하다. 그리고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있으므로 야채류를 섭취할 필요가 없다. 강아지는 7~10주경에 이유하고, 약 3~4주경에는 우유와 같은 고단위 단백질과 철분이 함유된 고기를 짓이겨 걸쭉하게 만든 것과 같은 음식물 보충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그레이트데인같이 큰 품종은 구루병 예방을 위해 비타민D를 보충해주어야 한다.
대부분 암캐는 생후 1년이나 때때로 6개월 이전에 첫 발정을 보이지만, 품종 및 개체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아프리칸바센지는 가을마다 계절발정을 하지만 대부분의 품종은 6개월 간격으로 어느 계절이든 발정한다(→ 발정주기). 암캐는 나이가 들면서 번식력이 줄어들지만 폐경기는 없는 듯하다. 성(性)이 성숙되기 전에 암캐의 난소 및 자궁절제나 수캐의 거세, 즉 고환절제를 하면 정상적인 성장에 영향을 주어 보통 동물보다 키가 크고 뚱뚱해진다.
암캐의 최초 발정징후는 외음부의 점진적 종창(腫脹)에 이은 소량의 혈액방출이다. 동시에 암캐는 수캐에게 상당히 자극을 주는 물질을 요중(尿中)에 분비하여, 수㎞ 떨어진 곳에 있는 수캐들도 모여들게 할 수 있다. 1주 이상의 출혈이 끝날 무렵 암캐는 수캐를 받는다. 배란은 교미 3일 전에 일어나며, 임신은 발정주기 어느 때라도 교미를 통해 일어날 수 있다. 개의 임신기간은 약 9주이며, 가끔 번식하지 않은 암캐가 가짜임신을 하여 복부팽만과 유선(乳腺)의 확대를 보이기도 한다. 한배에 태어나는 새끼의 수는 종에 따라 또 개체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평균 4~6마리이다.
개의 기생충성 질병은 연충(蠕蟲)·촌충·옴·이·벼룩 등에 의하여 발생한다. 많은 연충 가운데 강아지에게 가장 심각한 것은 아스카리스속(─屬 Ascaris)에 속하는 것으로, 감염되면 치사율이 높다. 그리고 대부분의 강아지가 생후 3개월이면 면역성을 획득하지만, 대부분이 약하게 감염된 상태로 지낸다. 그래서 분만 직전의 암캐는 구충 및 목욕을 시킨 후 매우 청결한 곳에서 분만하게 하여 새끼의 감염을 예방한다. 촌충은 독방촌충(Echinococcus granulosus)이 대표적이며, 개의 분변을 통해 사람 특히 유아에게 감염될 수도 있다. 이 기생충은 낭포로 성장하고, 뇌나 다른 장기로 이행하여 심각한 증상을 발현하기도 한다. 옴은 모낭(毛囊)에 사는 진드기가 일으키며, 주요 증상으로 탈모 및 소양감(搔痒感), 그리고 염증이 있다. 그러나 진드기의 박멸이 어려워 수주간의 치료기간이 걸린다. 그외 직접접촉으로 감염되는 이는 살충제나 이를 질식시키는 유성 물질을 여러 번 발라 치료한다. 벼룩은 번식하기 위해 개에서 번식지로 이동하므로 오물이나 분변이 쌓인 번식지를 없애야만 근원치료가 된다. 개의 바이러스성 질병 중 개디스템퍼(일명 개홍역)는 신경계를 손상시키며 전염성이 매우 높고 공기로 전파된다. 그리고 경과가 지속적이고 치사율이 높다. 이 질병은 약독화(弱毒化) 바이러스를 접종하거나 면역된 어미의 모유에 있는 항체를 통해 생후 수주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개의 전염성 간염은 간장에 손상을 입히는 질병으로 초기의 고열은 개디스템퍼와 비슷하지만 경과가 짧다. 대부분 오줌을 통해 전염되며 개디스템퍼보다는 전염성이 약하다. 회복한 개가 장기간 보균자로서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 또 개나 다른 포유류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인 광견병(일명 공수병)은 신경계에 손상을 입힌다. 그리고 감염된 개는 성질이 매우 난폭해져 아무것이나 문다. 전파경로는 상처를 통한 타액이고 여우와 설치류 같은 야생동물이 보균자이다. 그외 개는 심장병이나 종양에 걸리기 쉽고 구개열(일명 언청이)과 같은 선천성 기형도 발생할 수 있다.
개의 모든 특징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나, 품종 및 개체에 따라 큰 차이가 있고 환경에 의해 다소 변할 수 있다. 털의 색깔은 신체적 특징 중에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색깔에 작용하는 유전자를 바탕으로 번식실험을 하는데, 그 주요 예는 다음과 같다. 즉 A계열은 색깔을 변화시키는 유전자로 이것을 상대적 우성순서로 나열하면 a8(검은색), ay(붉은색), aw(회색), at(흑색 및 황갈색)이 된다. 또 A계열에 영향을 주는 열성 유전자로, ee는 검은색 털을 붉은색으로, bb는 갈색으로 변화시키며 이 색깔은 다른 유전자에 의해 더욱 변할 수 있다. 털의 색깔보다 정확하지 않지만 털의 길이와 짜임새도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일반적으로 짧은 털, 거친 털 및 듬성듬성 난 털이 우성이다.
개의 체형에서 꼬리가 위로 구부러진 형태는 예로부터 있어온 변이이다. 개는 보통 꼬리를 곧게 펼 수 있는데, 이것의 유전방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바세트하운드와 닥스훈트 같은 품종에서는 짧은 다리의 돌연변이를 볼 수 있으며, 불독의 돌연변이는 아래턱이 위턱보다 튀어나와 주둥이를 짧고 납작하게 만든 것이다. 개의 뚜렷한 특징중의 하나는 체중 차이로, 치와와는 0.9㎏인데 비해 세인트버나드는 68㎏이나 된다. 그외 행동과 성질도 유전되나 매우 복잡하다.
품종분류는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미국 캐늘 클럽(American Kennel Club/AKC)은 개를 수렵견·하운드종·사역견(使役犬)·테리어종·애완견·비렵견(非獵犬)으로 구분한다. 사역견은 대다수가 가축지기 혹은 농장용 개이고 일부는 경비견이며 북극의 썰매개도 이 종류에 속한다. 목양견에는 저먼셰퍼드 및 풀리가 있으며 경비견에는 마스티프·그레이트데인·세인트버나드 및 복서가, 썰매개에는 에스키모 개가 있다. 그리고 테리어종에는 폭스테리어·스코티시테리어·아이리시테리어 및 불테리어가 있고, 애완종에도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다. 비렵견은 전람회용이나 사람의 친구 역할을 하는 품종으로 보스턴테리어·불독·푸들과 차우차우 등이 있다. 서유럽 및 북아메리카에서 개의 사육은 여가선용 및 사업으로서 매우 발달하여, 개 전람회의 개최 및 품종을 향상·유지시키려는 체계적인 시도로 결국 최고의 개 사육가협회인 케늘클럽(Kennel Club)이 영국, 미국의 순으로 설립되었다. 일반적으로 개 전람회는 지방과 국가가 운영하는 개 클럽에 의해 시행되어 왔는데, 어떤 클럽은 단일품종에만 전념하지만 다른 클럽은 모든 품종의 애호가에게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전람회에서 개는 다양한 신체적 특징, 즉 품종규격에 따라 판단된다. 수많은 전람회에서 인기있는 종목은 외모보다 일의 수행능력으로 개를 판단하는 명령복종 시험인데, 특히 사냥개에서는 먹이를 추적하여 지시한 대로 회수해 오는 사냥 수행능력을 동일 품종의 개와 겨룬다. 한편 셰퍼드에 대해서는 정해진 길로 양떼를 몰고가 얼마쯤 되는 양을 갈라 우리에 가두는 경기인 표준야외시험(standard field trials)도 있다.
도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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