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당신 떠나시고 나는/장세희

2747 2008. 1. 23. 22:37

    당신 떠나시고 나는/장세희 당신 떠나실 때 나는 한 쪽 눈을 잃었습니다 두 눈 뜨고 차마 당신 가시는 모습 바라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신 떠나실 때 나는 두 다리를 잃었습니다 당신 따라 뛰쳐나가지 못하도록 스스로 베어낸 까닭입니다 당신 떠나실 때 나는 사랑의 詩를 잃었습니다 당신 아니면 나의 시 읽어주실 이 이 세상에 없기에.... 당신 떠나시고 나는 '나'를 잃었습니다 당신 없는 나는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 없는 나는 이미 시들어버린 한 송이 가여운 꽃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