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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기다리는 것입니다

2747 2008. 1. 23. 22:30

      사랑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기다리는 것입니다 플라타너스보다 내 영혼이 더 여위었던 그 해 가을 그대는 낙엽빛깔 같은 고독한 눈빛을 내게 떨구고 떠났습니다 그대의 뒷모습은 세상 어느 나그네 보다 쓸쓸했습니다 그리고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영겁보다 길다는 이별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그대를 내가 사랑이라 이름지을 수 있을 때 겨울이 오고 눈이 그렇게 내렸습니다 나에게 그대는 목숨보다 소중한 그 무엇임을 검은 하늘을 헤치고 날리던 하얀 눈의 요정들은 깨우쳐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기다리는 것입니다 나보다 더 나같은 그대를 위하여 오늘밤 난 세상에서 가장 정숙한 여인이 되어 촛불 앞에 엎드립니다 나의 기도에 그대는 단 하나의 의미입니다 오똑한 코와 그리고 그토록 정열적이던 입술의 명료한 선을 그립니다 모든 생명체가 결국은 흙이 될 것임을 시냇물이 바다로 흐르고 있음을 시간이 추억 속으로 달음질치고 있음을 압니다 바스러진 행복의 파편들을 재정립하면서 바다로 나는 흘러 갑니다 밤이 되면 하늘의 여신은 천성의 궁궐에 감추어 두었던 별들을 온 누리에 흐트려 놓습니다 진정 사랑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기다리는 것입니다 고요히 빛나는 저 별처럼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