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사랑 이별 글

비오는 날, 그대도 나처럼 홀로 서성이는가 / 양애희

2747 2008. 2. 3. 20:31

 

 

 

 

 

비오는 날, 그대도 나처럼 홀로 서성이는가 / 양애희



사랑아, 이 밤도 비는 내리고
휘모는 바람 사이로
"아직도 잊지 못함"
보내지 못한 연서들,  추적추적 불면으로 기댄다.



절실하고도 절실하고도 절실한 사랑
끝내, 한정없이 절벽으로 치닫으니
정체불명의 입자들만 남겨 두고
하늘가, 한잔으로 엎드린
내 여름날의 잔인한 이별이여.



보거라. 사랑아,
이 밤도 비는 내리고
네 이름 석자,  숨결로 새록새록 피어나거늘
바람의 가장자리, 배추 애벌레마냥 꿈틀대거늘
걸어지지 않는 마음 하나, 빗물의 머리맡에서 서성댄다.



아, 그대여. 나지막히 불러보는 이름
한음절,  물기어린 못다한 말 되어
속눈썹 가득히
비오는 날,  그대도 나처럼 홀로 서성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