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개나리꽃

2747 2008. 5. 27. 17:09
      햇볕 잘 들고 물 잘 빠지는 곳에서 환하게 웃는 산수유나무를 보면 그날은 근심도 불편함도 뒷전으로 밀어두게 된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개나리꽃에 마음이 더 간다 그늘진 곳과 햇볕 드는 곳을 가리지 않고 본래 살던 곳과 옮겨 심은 곳을 까다롭게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깊은 산속이나 정원에서만 피는 것이 아니라 산동네든 공장 울타리든 먼지 많은 도심이든 구분하지 않고 바람과 티끌 속에서 그곳을 환하게 바꾸며 피기 때문이다 검은 물이 흐르는 하천 둑에서도 피고 소음과 아우성 소리에도 귀 막지 않고 피고 세속이 눅눅한 땅이나 메마른 땅을 가리지 않고 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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