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사랑 이별 글

[스크랩] 사랑하지 말것을

2747 2009. 5. 5. 08:57

 

 








사랑하지 말것을 -詩 김설하


그를 지우려니
잇몸 사이 커피 물이 번진
알싸한 미소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거울을 보지 않았다
별말 아닌 낙서가 현기증 나도록 따뜻해서
오래 넣고 다닌 구겨진 메모지를 버려야 했다

함께 다니던 거리
붐비는 시내 한복판에서도 유난히 빛났던
환한 얼굴을 떠올리지 않아야 했다
눈길이 마주칠 때마다
다정하게 웃는 얼굴이 좋았던 것도
다시는 떠올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야 했다

함께 옷을 고르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차를 마시던 순간들
그림자 같던 시간이 물 같은 거라고
흘러가는 세월 속에 딸려 보냈다
사랑하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하는 마음도 마지막으로 떠나 보냈다


출처 : 시한편 볼수있는 작은공간
글쓴이 : 뿌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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