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스크랩] 몰로 카이로 가는 길/아성

2747 2009. 5. 9. 17:32

 

 

 

몰로 카이로 가는 길/아성



이 길을 간다
이 길만은 안 가려고
한없이 하늘을 보았지만
어두움에 떠밀려
돌아오지 못할 외길을 간다

천형 병으로 쫓겨 난 몸
족쇄 채인 발이 되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황소 눈물 흘리며 간다


그대 앞서 이 길을 간
수 없는 발자국마다
핏물이 흥건히 고였구나


아픔이 한이 되어
온 몸이 문드러져 간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
야자수 그늘 진 몰로카이 섬
누가 패러다이스라고 했던가

온 몸이 문드러져 내려가는
그대에게는 무덤이요 스홀이리라

아!
저 파도 소리는
그대의 아픔에 견딜 수 없어
구슬피 우는소리이리라

 

 

 

 

출처 : 시한편 볼수있는 작은공간
글쓴이 : 뿌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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