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나의 시편들 - 이해인

2747 2012. 9. 25. 22:07

 

 

 

 

 

  

나의 시편들 - 이해인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나의 시편들이 오밀조밀 숨어 사는 책상 서랍에서 싱싱한 과일같은 행복을 꺼내 먹습니다 남에게 읽히지 않은 시들은 싫증이 나지 않은 무구한 얼굴 아무도 소유한 일 없는 귀한 보석을 손에 쥔 듯한 느낌 어쩌면 갇혀 있어 더욱 소중히 느껴지는 나의 언어들을 날마다 포옹하며 사는 기쁨이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 모두를 얻은 듯 행복하고 감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