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

이 맛이야! 봄바다 별미 별미 쭈꾸미

2747 2007. 4. 4. 14:14

낙지보다 몸집 작고 다리 짧아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것은 주꾸미들이다/ 소라껍질에 끈 달아 제놈 잡으려고/ 바다밑에 놓아두면/ 자기들 알 낳으면서 살라고 그런 줄 알고/ 태평스럽게 들어가 있다/ 어부가 껍질을 들어올려도 도망치지 않는다/ 파도가 말했다/….'

 

한승원의 시 '주꾸미'의 일부다.시에서 보듯 '미련 곰탱이'가 주꾸미다.가분수 꼴의 모습도 그렇거니와 저 죽는 줄 모르고 껍질 속에 틀어박혀 꼼짝도 않는 행태를 보면 더욱 그렇다.바로 그 놈이 제철을 맞았다. 오물오물 씹히는 육질이며,머리를 씹었을 때 '오도독' 터지는 쌀밥같은 알,그리고 '퍽' 터지며 입안 가득 고이는 갯내음의 먹물. 봄이 꽃의 사태로 막 멀미를 시작하는 이즈음 맛볼 수 있는 풋풋한 봄 바다의 선물이다. 주꾸미만이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맛을 찾아간다.

 

주꾸미는 어떤 고기

주꾸미는 그 생김새가 낙지와 비슷해 종종 낙지 새끼로 불린다. 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 같은 문어과에 속하지만 낙지에 비해 몸집이 작고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다리는 흔히 머리로 불리는 몸통 크기의 2배 정도. 다리가 몸통 크기의 3~4배쯤 되면 낙지로 보면 된다. 체색으로는 낙지가 짙은 암갈색인데 반해 비교적 옅은 색을 띈다.

참고 하나. 오징어과와 문어과의 차이는 다리 개수. 오징어과는 10개인데 반해 문어과는 8개다. 그러므로 다리가 10개인 꼴뚜기는 오징어과에 속한다.

 

왜 주꾸미인가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주꾸미가 봄에 가장 맛있다는 말이다. 그 맛의 비결은 머리(몸통)에 있다. 주꾸미는 포란기(3~4월)가 되면 머리에 알이 꽉 찬다. 그것을 끓는 물에 데쳐 입에 넣어 씹으면 마치 쌀밥을 먹는 것처럼 쫀득쫀득하고 고소하다. 일년 중 이때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다.

 

밥알과 함께 터지는 먹물은 금상첨화다. 두뇌발달과 피의 흐름에 좋다는 DHA,필수 아미노산,철분 등은 물론 특히 간에 좋다는 타우린이 무진장 들어있다. 이 때문에 일부 미식가나 술고래들은 일부러 이것만을 찾는다고 한다.

 

지방이 1%밖에 안 돼 다이어트식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참고 둘. 주꾸미 머리를 먹고 난 뒤 가급적 웃지 않는 것이 좋다. 먹물이 이 사이에 번져 보기가 몹시 흉하다. 특히 데이트 나온 여성은 더욱 주의가 요청된다.

 

어떻게 해먹나

웰빙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덕분에 다양한 요리방법이 개발돼 있다. 하지만 뭉뚱그려보면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회로 먹거나,데쳐 먹거나,양념에 버무려 구워 먹는 것이다. 회는 주로 다리를 먹는데 입안에 착 감기는 맛이 그만이다. 육질이 더욱 부드러워진 이즈음은 최고의 씹는 맛을 제공한다.

 

회로 먹으려면 우선 머리와 분리한 다리를 잡내가 없게 깨끗하게 손질해야 한다. 잡내는 소금과 밀가루를 조금 뿌려 적당히 문지른 뒤 깨끗한 물에 씻어주면 싹 달아난다. 그리고 헝겊에 싸서 물기를 뺀 뒤 참기름이나 초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나머지 머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3~4분쯤) 먹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 데치면 질겨져서 먹기가 힘들다.

 

샤부샤부도 주꾸미를 맛있게 먹는 방법 중의 하나다. 우선 모시조개,바지락,홍합 등을 넣어 육수를 만든다. 그리고 그 육수를 무,파,마늘,양파,팽이,다시마 등을 넣어 한 번 더 끓인다. 그런 다음 잘 손질한 주꾸미를 살짝 데쳐 익혀 먹는다. 살강살강 씹히는 맛과 담백한 국물맛이 겨우내 무뎌졌던 입맛을 돌아오게 한다. 취향에 따라 다른 야채를 곁들이면 자신만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주꾸미 양념구이는 고추장 양념으로 불고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같은 양의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간장,설탕,물엿,청주,참기름 약간씩을 타서 잘 섞어 불린 뒤 주꾸미와 함께 버물면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고춧가루가 충분히 불러져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주꾸미에 양념할 때 고춧가루가 겉돌게 된다.

 

이렇게 양념된 주꾸미를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 내면 매콤하면서도 오물오물 씹히는 맛이 끝내준다.

 

출처: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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