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비 오는 날/

2747 2007. 9. 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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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천상병   낭송/ 김혜숙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1백50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 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신선감(新鮮感)을 
나는 어찌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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