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시

[스크랩] 詩,낭송 『 그대에게 가는 길 』

2747 2007. 9. 21. 22:36
    
    그대에게 가는 길 
           詩,박금숙 / 詩,낭송 / 전향미 
    새벽 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갑니다
    굳이 반겨주지 않아도
    그대 등 뒤에 비춰진 
    햇살 한 자락 
    볼 수 있으면 됩니다
    산 같고 강물 같은 그대
    말없이 멀어졌던 들녘에는
    희뿌연 안개가 
    어젯밤 뒤척이던 
    빗장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겹겹이 쌓인 산 따라 
    세월만큼 자란 나무들,
    이제 보내지 못해
    무수히 매달고 있던 편지들을
    곱게 물들여 어디론가 
    전송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보일 듯 말 듯
    기차가 달리는 속도만큼
    비켜난 철로 밖으로
    들꽃처럼 피고 지던 그리움이
    한 움큼씩 다가옵니다
    이 길 돌아올 즈음이면
    저 안개 속에 숨어있는
    알 수 없는 풍경들도
    그리움 몇 조각 덜어낸
    밝고 투명한 길을 열어주겠지요?   
    


출처 : ♧╋─ 여유가 있는 편안한 쉼터 ─╂♧
글쓴이 : 여울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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