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나 가끔 그대에게

2747 2008. 4. 3. 20:13

 

 

 

 

나 가끔 그대에게



나 가끔 그대에게
깜찍하고 귀여운 소녀이고 싶어요
그토록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그대 가슴에
머무르고 싶어요


나 가끔 그대에게
정원에 피어 있는 한 송이
붉은 장미이고 싶어요
그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대 눈동자 위에 머무르고 싶어요


나 가끔 그대에게
저 푸른 창공 훨훨 나는
참새이고 싶어요
그토록
명랑하고 발랄한 모습으로
그대 귓가에 맴돌고 싶어요


나 가끔 그대에게
창문 너머 살포시 미소 짓는
아침햇살이고 싶어요
그토록 다정하고 따스한 손길로
그대 외로움 상냥히 덜어드리고 싶어요


나 가끔 그대에게
서가에 꽂힌 한 권의
시집이고 싶어요
그토록
감미롭고 설레이는 언어들로
그대 마음 온전히 사로잡고 싶어요


나 가끔 그대에게
어두운 밤 밝히는
등불이고 싶어요
그토록 온화한 눈빛으로
그대의 그늘 환하게 밝혀드리고 싶어요


나 가끔 그대에게
나 가끔 그대에게
자애롭고 성숙한 여인이 되고 싶어요
그대를 위해
모든 걸 드릴 수 있는
아낌없는 사랑이 되고 싶어요


장세희 시인
시집 사랑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기다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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