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시

[스크랩] 이제는 만나고 싶다

2747 2009. 10. 8. 11:45

 

 

 

 

 

 

 

 

 



이제는 그대를 만나고 싶다
시, 이근대


샤워를 하면서
울었던 때가 있었다
내 곁에
그대가 왔으면 했는데
아직도 나는 혼자인 까닭에
샤워기 물소리에 내 울음을 섞어
어두운 하수구로 떠내려 보낸
무수한 밤이 있었다
젖은 몸으로 어둠 속에 서서
한 참, 창밖을 내다 보았다
흙 속에 뿌리가 저당 잡힌 채
길거리에 서 있는 나무가
나와 같은 신세라는 생각을 했다
그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나,

그대와 나,
세상 사람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
그런 관계라해도
이제는 그대를 만나고 싶다

 

 

 

 

 

출처 : 시한편 볼수있는 작은공간
글쓴이 : 뿌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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