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눈이 노랗게 물이 들도록

2747 2007. 12. 1. 18:04

 

 

 

 

 

눈이 노랗게 물이 들도록
은행나무가 화사한 치장을 하니

오늘은 은행잎을 방석삼아
노란 향을 안주 하여 술잔을 기울인다.


술 한 잔에
노란 가을을 마시고
서둘러 가는 걸음 달래보며


술 두 잔에
빨간 사랑을 마시고
두려움 없는 애틋한 가슴을 달래보며


술 석 잔에
갈색 번뇌를 마시고
하릴없이 얽힌 시름을 달래보며


술 넉 잔에
보라빛 인생을 마시고
판도라 상자 속 같은 마음을 달래보며


술 다섯 잔에
투명한빛 나를 내가 마시고
뭉게구름 낀 파란 하늘을 안아본다.


바람에 가을빛 은행잎 떨어지자!
술잔에 비췻빛 눈부신 하늘이
살짝 나에게 윙크를 하는데...